김포공항, 평양으로 둔갑? 넷플릭스 '굿뉴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요도호 납치 사건, 넷플릭스 '굿뉴스'의 모티브
일본의 공산주의 극단주의자들이 일본 국내선 민항기를 납치해 평양으로 가려 하는 상황에서 김포공항을 평양으로 속여 착륙시키는 기이한 작전.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 사건인 요도호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블랙코미디물답게 과장이 많지만 사건의 주요 흐름은 물론 '디테일'에도 일치하는 점이 많다.

기장의 기지, 일본 정부의 실패
영화 초반부엔 일본 관료들의 무능한 대응이 블랙코미디의 재료가 되는데, 실제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은 실패했다. 납치 직후 기장이 기지를 발휘해 연료가 부족하다는 거짓말로 후쿠오카 이다즈케 공항에 착륙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치범들이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듣고선 진압작전을 펴지 못했다.

엉뚱한 지도, 조종사들의 당황
영화에는 교과서에서 찢은 듯한 지도를 후쿠오카 공항에서 제공해 조종사들이 황당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수교가 안 된 국가라 어쩔 수 없다 해도 활주로 정보 등이 없는 일반적인 지도만 갖고선 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후쿠오카 공항은 중학생용 학습지도 페이지를 복사한 종이를 제공했다.

김포공항 위장, 디테일까지 살린 묘사
이후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김포공항을 북한 평양의 공항처럼 위장해 착륙시키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이 내용도 사실이다. 1970년 3월31일 당시 김포공항에선 비행기 이착륙을 전면 통제한 상황에서 태극기를 내리고 인공기를 올린다. 공수부대가 북한 인민군 복장을 했고, 여성들을 동원해 북한 환영인파처럼 보이게 했다.

흑인과 러시아,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
영화에선 납치범들이 미국 국적기가 활주로에 보인 점과 흑인 군인이 보인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표한다. 관제사가 흑인은 '러시아군'이라고 답하자 러시아에 흑인이 있는지 토론을 벌이는 일본 납치범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위장 실패, 진실을 간파하다
납치범들은 인민군으로 위장한 이들 중 한 명을 지목해 여기가 평양인지 물었으나 그가 거짓을 말하지 못하면서 위장 작전은 실패로 끝난다. 실제 역사는 어땠을까.

관제사의 증언, 숨겨진 진실
간극이 메워진 건 2003년 당사자인 채희석 관제사가 입장을 밝히면서다. 영화의 핵심 인물인 홍경 배우가 연기한 서고명 중위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채희석 관제사다. 채희석 관제사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김계원 중앙정보부장이 전화를 걸어 '각하의 지시'라며 한국을 북한으로 속여 김포공항에 착륙시키라고 명령한다.

미군 통제, 함구령, 그리고 고통
채희석 관제사는 2021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인터뷰를 통해 "사건 3일 뒤 앞으로는 일절 요도호 사건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그래서 가족들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다. 63세가 되던 해에 처음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채희석 관제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건 후 1년2개월이 지난 1971년 6월30일 군을 떠났다.

굿뉴스, 허구와 진실의 경계에서
넷플릭스 '굿뉴스'는 요도호 납치 사건을 배경으로, 김포공항 위장 착륙이라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영화적 과장과 각색이 있지만, 실제 사건의 디테일을 살려내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한 관계자들의 증언과 고뇌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자주 묻는 질문
Q.영화 '굿뉴스'는 실제 사건을 얼마나 반영했나요?
A.영화는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하며, 김포공항 위장 착륙, 엉뚱한 지도, 흑인 관련 에피소드 등 사건의 주요 흐름과 디테일을 상당 부분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를 위해 과장된 부분도 존재합니다.
Q.채희석 관제사는 어떤 인물인가요?
A.채희석 관제사는 영화 속 서고명 중위의 실제 모델로, 당시 김포공항 관제를 담당했습니다. 그는 중앙정보부장의 지시로 김포공항을 북한으로 위장하는 작전에 참여했으며, 사건 이후 함구령으로 인해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습니다.
Q.영화 속 결말은 왜 비극적인가요?
A.영화 속에서는 작전 성공에도 불구하고, 채희석 관제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밀 유지와 함구령으로 인해 겪는 고통을 보여줍니다. 이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억눌린 심정을 드러내며, 영화의 비극성을 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