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관세 폭탄, 스위스를 강타하다
지난 7일부터 스위스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39%로 새로 적용됐다. 이전까지 두 나라 간 상품 교역에서 관세는 없거나, 매우 낮았다. 스위스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4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시로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적잖은 기업들이 일시 해고 조치를 취했다. 스위스의 고가 명품시계 제조사들도 39% 관세는 흡수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트럼프의 '훈계'와 켈러-주터 대통령의 '참사'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이 7일 수도 베른에서 대미 관세 협상 실패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직접 상황을 파악하려고, 트럼프와의 추가 통화를 요청했다. 대화는 격식과 예의를 갖춰 시작했고, 켈러-주터는 129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다음날(8월1일)의 스위스 국경일 유래에 대해 얘기했다. 다소 퉁명스럽게 트럼프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900만 명 인구의 스위스가 미국에 39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초래하는 상황에서, 10% 관세는 매우 부족하다고 명확히 했다.
무역 적자, 훈계, 그리고 39% 관세 부과
이후 대화는 적자 문제로 집중됐다. 켈러-주터는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이 적자가 ‘수치 상’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트럼프는 이를 “시시콜콜 따지는 도덕적 훈계”로 간주했다. 그리고 관세는 30%는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행히도 켈러-주터에겐 플랜 B를 제안할 권한이 없었다. 그는 현재의 안(案)이 이미 양측 협상팀이 합의해서 도달한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 상기시켰다.
관세 협상 결렬, 그리고 스위스의 대응
오후 8시 38분, 스위스 협상 대표는 트럼프의 측근으로부터 “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빨리 통화를 종료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2분 뒤 통화는 끝났고, 양국 정상은 결렬됐다는 것에 동의했다. ‘참사(fiasco)’였다. 그는 곧 소셜미디어 X에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썼다. 그리고 2시간 뒤, 워싱턴에서 스위스에 대한 관세는 39%라는 발표가 나왔다. 스위스는 현재 트럼프가 좋아할 “더 매력적인 새 안”을 준비 중이다. 여기엔 제약업체들의 미국내 투자 확대, 미국산 무기 구입ㆍ국방비 지출 증액,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실패의 원인과 스위스의 향후 과제
스위스 내에선 켈러-주터가 이 관세 협상 사안을 독점했고, 트럼프와의 통화에 순진하게 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방평의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도 없지만, 그에겐 문제 발생 시 제시할 ‘플랜 B’도 없었다. 이런 경우엔 아예 직접 통화를 시도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스위스가 뭘 더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괴(bullion)ㆍ골드바(bar)는 스위스의 미국 수출액에서 3분의2를 차지하지만, 금은 주로 런던에서 들여오며 금 자체가치(순수 금값)가 매우 크다. 또 이는 소비재ㆍ산업재처럼 경제활동의 직접적인 결과라기 보다는 일종의 금융자산 거래에 가까운데, 이걸 무역수지에 포함시키다 보니 미국의 무역적자가 부풀려진다는 게 스위스 측 입장이다.
제약, 법인세, 그리고 새로운 협상안
제약업도 마찬가지다. 스위스는 로슈(Roche), 노바티스(Novartis)같은 대형 제약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약품이 지금까지 무관세였던 것은 약가(藥價)가 미국 물가지수에 포함되기 때문이었다. 만약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면 의료비 상승뿐 아니라 전체 인플레이션도 증가할 수 있다. 트럼프가 약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그건 스위스 제약산업이 해결할 문제다. 미국은 스위스에 대해 OECD 법인세 최저세율(약 15%)을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스위스는 기업이 생산 라인을 신축하면 종종 9%의 특별 감면세율을 적용하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 기업들이 스위스 같이 세율이 낮은 나라로 빠져나가게 된다. 반대로, 스위스가 OECD 법인세율을 적용하면, 해외 기업으로선 스위스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든다.
핵심 요약: 스위스,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굴복하다
스위스는 트럼프의 39% 관세 부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켈러-주터 대통령의 협상 실패와 트럼프의 훈계가 관세 폭탄으로 이어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스위스는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스위스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훈계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스위스의 무역 흑자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과, 켈러-주터 대통령이 제시한 해결책이 트럼프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Q.39% 관세 부과가 스위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수출 감소, 기업의 일시 해고, 명품 시계 등 고가 제품의 가격 상승 등 스위스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Q.스위스는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A.미국 내 투자 확대, 미국산 무기 구매, LNG 수입 확대 등을 포함한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트럼프와의 재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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