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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과잉책임감, '내가 안 하면 안 돼' 강박 벗어나기

핑크라이궈 2026. 5. 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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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 괜찮을까요?

22세 대학생입니다. 지방에 사시는 거동 불편한 외할머니를 저희 엄마가 간호하고 계십니다. 형제들은 모두 서울에 있어 수발은 늘 엄마 몫입니다. 엄마는 몸이 안 좋으신데도 형제들에게 같이 하자고 말씀 못 하시고, 누가 내려오겠다고 하면 혼자서도 충분하다며 한사코 말립니다. 궂은일을 혼자 도맡아 하는 엄마가 답답하고 안타까우며, 쓰러질까 봐 걱정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머니는 외할머니뿐 아니라 평생 가족을 살피며 살아오신 분이군요. '왜 저렇게까지 혼자 애쓰지?' 싶어 답답하고 건강도 걱정될 것 같네요. '그러지 말라'고 해도 별로 변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돌보는 역할이 마치 정체성으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가족을 내가 도맡아야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집안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강박의 틀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성향은 어린 시절 환경에서 습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과잉책임감, 어디서 오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책임감은 '맡은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잘하려는 마음'을 말합니다. 어른으로서 꼭 필요한 덕목이죠. 하지만 책임감이 늘 건강한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떠맡거나 나눠야 할 짐을 자꾸 혼자 지려 한다면 건강한 책임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나친 책임감은 상처로 인한 증상이거나 방어기제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책임감을 과잉책임감(over-responsibility)이라고 합니다. 과잉책임감을 지닌 이는 돌봄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오히려 누군가를 보살펴야 했던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아프거나 부부 싸움이 심해서 어릴 때부터 동생이나 부모를 챙겨야 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역할로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부모의 고통을 덜었거나 주변의 인정을 받으면서 과잉책임이 자기 가치감의 기반을 이루게 됩니다. 즉 누군가를 돌볼 때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정체성이 된 '돌봄', 어떻게 벗어날까?

아이 때 '나는 돌보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져 어른이 돼서도 매사에 '내가 맡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휩싸입니다. 문제는 자신과 타인의 역할과 소명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이 맡아야 할 일까지 자신이 짊어짐으로써 그들의 책임감을 약화하곤 합니다. 늘 궂은 일을 도맡다보면 주변 사람은 '또 알아서 하겠지'라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겠지요. 어머니의 형제도 지금 그러는 것 같고요.

 

 

 

 

공감으로 시작하는 변화의 첫걸음

그럼 어떻게 해야 과잉책임이라는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어머니가 우려돼 자꾸 행동을 바꾸라고 이야기하기 쉽습니다. '왜 엄마만 해!', '혼자 하지 마!'라고 말이죠. 아무리 어머니를 위해 하는 말이더라도 충분한 공감 없이 당신에게 문제가 있고, 바뀌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반발감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입니다.

 

 

 

 

따뜻한 인정과 걱정, 그리고 제안

무언가를 하라고 하거나 하지 말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건강 상태를 자세하게 물어보세요. 분명 예전과 달리 몸이 안 좋다고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노력을 인정하며 걱정을 전달하면 좋겠습니다. '엄마! 엄마의 헌신 덕분에 우리 가족이 이렇게 잘 살아올 수 있었어. 그런데 요즘 엄마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정말 걱정이 돼. 그러다 덜컥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 이젠 자신을 챙기고 집안일을 나눠서 하면 좋겠어. 우리가 도울게.'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괜찮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체성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니 한번의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차근차근 여러번 소통해보세요. '선 공감, 후 조언'의 규칙을 잊지 말고요. 아무쪼록 어머니가 지나친 책임감에서 벗어나 좀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잘 도와드리면 좋겠네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소통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과잉책임감은 어린 시절 환경에서 비롯된 정체성일 수 있습니다. '내가 안 하면 안 돼'라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난 대신 충분한 공감과 노고 인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선 공감, 후 조언'의 원칙으로 꾸준히 소통하며 엄마가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의 과잉책임감, 더 궁금한 점들

Q.과잉책임감은 왜 생기나요?

A.어린 시절,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에 오히려 가족을 돌봐야 했던 경험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인정이나 가치감이 '돌봄'이라는 정체성으로 굳어진 경우입니다.

 

Q.어머니께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A.비난하거나 강요하기보다, 먼저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묻고 헌신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며 걱정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도울 테니 이제 자신을 챙기세요'라는 제안을 부드럽게 건네세요.

 

Q.한 번의 대화로 바뀔 수 있을까요?

A.정체성의 변화는 시간이 걸립니다. 한 번의 대화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꾸준히 '선 공감, 후 조언'의 원칙으로 소통하며 변화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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