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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비만 판정을 받다: 3년간의 처절한 근성장 도전기

핑크라이궈 2025. 10. 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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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멸치, 마른 몸으로 살아온 이야기

어릴 때부터 작고 말랐다. 흔히 말하는 '멸치'였다. 중멸치도 아닌 볶음용 잔멸치. 군대를 다녀오기 전까지 몸무게가 50kg을 넘기지 않았다. 여기에 키는 164.1cm. 그 때문인지 학창 시절 내내 같은 반 여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체격의 기준이 됐다. 중학교 시절, 봄마다 신체검사 한 달 전만 되면 반 여자애 한 명이 대표 격으로 다가와 내 몸무게를 물어보곤 했다. 나보다 무거우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라도 있었던 걸까.

 

 

 

 

지독한 식습관과 멸치 탈출의 갈망

사실 처음부터 왜소했던 건 아니다. 태어날 때는 무려 4kg이었단다. 그해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아이 중 제일 우량아였다는데, 10년쯤 지나니 학교에서 제일 작고 가냘픈 아이가 되어 있었다. 지독히도 밥을 안 먹은 탓이다. 엄마가 오만 정성을 들여서 이유식을 해 줘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잔병치레도 심했다. 몸살을 앓을 때마다 부쩍 말라갔다. 사춘기가 되면 쑥쑥 자라리라 생각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래서 치킨이든 라면이든 신경 쓰지 않고 먹었다. '고기는 지방이 맛있다'면서 비계가 붙은 것만 골라먹었다. 치킨도 살 대신 껍질을 더 좋아했다. 깡마른 내게 성인병이니 대사증후군이니 같은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그래서 생각 없이 먹었다.

 

 

 

 

뜻밖의 건강 검진 결과: 마른 비만 판정

괜찮지 않다는 걸 느낀 건 3년 전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나서였다. 키164.1cm에 몸무게가 54kg인데, 경도 비만 판정을 받았다. 근육량은 고작 22.5kg인데 체지방량이 무려 15.1kg이 나왔다. 체지방률 26.9%. 근육량은 상대치다. 체격에 비례한다. 반면 지방은 절대치에 가깝다. 키가 180cm가 넘어도 지방이 15kg이면 많은 축에 속한다. 한마디로 마른비만이었다. 실제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작년에 비해 1.5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방간도 있었다. 이대로 계속 두면 고지혈증으로 평생 약을 먹을 수 있다는 검진 소견을 들었다. '아니, 의사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비만이라니! 지방간이라니!' 하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평생을 멸치로 살아왔는데, 비만이었다고? 술, 담배도 안하는데? 과자랑 치킨 좀 먹었다고 대사증후군이라니. 아이고, 억울해!

 

 

 

 

3년간의 헬스장 생활, 멸치에서 고등어로의 변신

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뚱뚱한 멸치. 산란기 빙어. ET. 그게 내 몸의 현주소였다. 당장 조치가 필요했다. 작심삼일로 끝날 게 뻔한 그 조치 말이다. 그렇게 검진 다음 날 피트니스 센터에 찾아갔다. 결국 기부가 될 것을 알면서도.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혹시 모르지 싶기도 했다. 매번 실패했으나, 운동을 해야만 하는 계기는 늘 달랐으니까. 과거와 달라진 내가 스스로를 다른 길로 인도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이제 3년차다. 스스로 생각해도 좀 놀랍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1년 넘게 뭘 해낸 역사가 없었다. 근데 이런 의지박약이 3년이나 헬스장을 다녔다고? 나 자신조차도 나를 예측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삶은 참 기묘하다. 혹여나 헬스장에 회비를 기부할까 봐 걱정된다면, 그럼에도 속는 셈 치고 질러보는 건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변화의 가능성, 그리고 삶의 기묘함

혹시 모르잖나. 그 사이에 내 삶도, 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변했을지. 과거의 결석왕이 오늘의 개근왕이 될지도 모르는 게 삶이다.

 

 

 

 

멸치, 비만을 벗고 근성장에 성공한 이야기

평생을 마른 몸으로 살아온 저자가 건강 검진을 통해 비만 판정을 받으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과 변화, 그리고 3년간의 헬스장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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